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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의 몸가짐과 정성

by 서피치님 2021.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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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씻은 사람은 옷을 털어 입고, 머리를 감은 사람은 갓 먼지를 털어 쓴다

군자는 자기의 몸가짐을 깨끗이 하기 때문에 그의 주변에는 그와 같은 깨끗한 사람들이 모여들게 되고,

말을 하되 착하고 바르게 하므로 또한 그와 같이 착하고 바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들게 된다.

그것은 마치 이쪽에서 말이 울면 멀리서 다른 말이 따라서 우는 것이, 어떠한 지혜의 움직임 때문이 아니요

자신도 모르는 가운데 어떤 동류의 의식에서 오는 자연의 힘 때문에 그러한 것과 같다. 새로 몸을 씻은 사람은

반드시 옷을 털어서 입고, 새로 머리를 감은 사람은 반드시 갓 먼지를 떨어서 쓰는 것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보통 사람의 인정이다. 세상에 어느 누구가 자기의 결백한 몸에다 남의 더러운 것을 받아들일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정성은 수심의 요결이요, 정치의 근본이다. 지극한 정성은 만민을 덕화시킨다

군자가 마음을 기르는 데는 정성을 다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정성을 극진히 한다는 것은 다른 일이

아니라, 오직 인을 지키고 의를 행하는 것이다. 마음을 정성스럽게 하여 인을 지켜 나아가면 안으로 충만하였던

인의 덕이 드디어는 겉으로 풍겨 드러나게 되고, 덕이 겉으로 들어나게 되면 신통한 경지에 이르게 되며,

신통한 경지에 이르게 되면 오는 사람을 쉽게 덕화 시킬 수가 있다. 또 마음을 정성스럽게 하여 의를 실천해

나아가면 어느새 만사에 조리가 서게 되고, 조리가 서게 되면 일마다 공정 명백하여 어느 누구도 감히 속이지를

못하게 되니, 이래서 마침내는 세상의 모든 악을 변개할 수가 있게 된다. 이와 같이 인의의 실현에서 나타나는

변화가 끊임없이 번갈아 일어나는 덕을 가리켜 하늘과 덕을 같이 한다 하여 천덕이라고 한다. 하늘은 자연한

것으로 아무런 말이 없어도 사람들은 모두가 하늘의 높음을 우러러 받들고, 땅 또한 아무런 말을 아니하여도

사람들이 입을 모아 땅의 넓고 두터움을 들어 기리며,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사시 또한 만고에 말이 없어도

사람들은 모두가 순환하는 사시의 절후를 미리 알아 그에 따라 씨 뿌리고 거두고 한다. 이와같이 영원히 변하지

않는 상도가 있는 까닭은 모두가 정성을 극진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자도 이와같이 군자에게는 지극한 덕이

있기 때문에 입을 다문체 말이 없어도 남들이 모두 그의 뜻을 이해하게 되고, 남에게 은혜를 베풀어주지 않아도

사람들이 제 스스로 가까이 따르게 되며, 도무지 성을 내는 일이 없어도 위엄이 있어 사람들이 두려워하게 된다.

군자의 언어와 행동 하나하나가 이와같이 자연의 도리, 곧 천명을 따르고 있는 까닭은 군자가 평소에 인의를

지키며 자기의 마음을 정성스럽게 하였기 때문이다. 도를 아무리 잘 닦으려 해도 먼저 정성이 없으면 마음을

닦을 수 없고, 마음을 닦지 아니하면 덕이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하며, 덕이 겉으로 들어나지 아니하면 비록

어떠한 명령을 하고자 마음 하여 그것을 얼굴에 나타내고 입을 열어 말을 한다 해도 아무도 그 말을 따르려 하지

아니할 것이요, 또 혹 따른다 해도 반드시 의심을 품게 될 것이다.

하늘과 땅은 더없이 높고 크지마는 여기에 정성이 없다면 만물을 생성 화육할 수가 없을 것이요, 성인이 아무리

지혜롭다 하더라도 정성스러운 마음이 없다면 만민을 덕화 시킬 수가 없을 것이며, 지극히 가까운 부자 사이라도

정성이 없다면 점점 성기어 멀어지게 될 것이요, 임금이 제 아무리 높다 하되 정성만 없고 보면 천한 데로

떨어지고 말 것이다. 참으로 정성이라고 하는 것은 군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귀중한 것이요, 또 정치의 근본이기도

한 것이다. 오직 정성이 있는 곳에 그와 동류인 유덕한 인사들이 모여들게 된다. 정성이란 누구든 그것을 꽉

잡고 놓지 아니할 때 내 몸에 얻어지는 것이요, 그것을 그대로 놓아버리면 내몸에서 아주 없어지고 마는 것이다.

사람마다 정성을 꽉 잡아 내몸에 얻고 나면 언어와 행동 어느 것 하나 막힘이 없이 수월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자기의 뜻대로 인의를 실천할 수가 있으며, 그대로 놓지 않고 계속하여 나아가면 마침내는 도덕적인 완성을

보게 되는 것이다. 도덕적인 완성을 얻은 뒤 다시금 본래의 성으로 되돌아가지 아니할 때, 천덕을 구비한

사람으로 비로소 만민을 덕화 시킬 수가 있는 것이다.

군자가 가까운 것으로 먼데 것을 미루어 알 수 있는 것은 오직 정성을 극진히 하는 방법이다

군자는 지위가 아무리 높아도 그 뜻은 항상 공손하고, 일에 세심하면서도 그가 행하는 도는 참으로 크다.

또 군자는, 직접 보고 듣는 것은 지극히 가까운 것이지만 사실로 사물을 관찰하는 마음의 눈은 아주 멀리까지도

비추어 안다. 어째서 그렇게 될 수 있을까? 그것은 오로지 정성을 극진히 하는 방법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

사람의 성정을 알면 천 사람 만 사람의 성정이 다 같다는 것을 알게 되고, 지금 보이는 천지의 모습으로 미루어

그것이 태초의 천지의 모습과 변함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며, 현재의 임금이 행하는 도로 미루어 그것이 지나간

숱한 왕자들의 도와 같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군자는 가까운 것, 곧 현재의 임금의 도를 먼저 연구한

뒤에 이것으로 미루어 다시 멀리 고대의 여러 왕자들의 도를 논하기 때문에, 그것은 마치 두 손을 마주 잡고

조용히 이야기를 하듯 그렇게 수월하다. 그리고 또 군자는 예의의 근본을 미루어 시비선악을 가름하고, 천하의

모든 요령을 한 손에 잡아 온 민중을 다스리므로, 그것은 마치 단 한 사람을 놓고 부리듯 그렇게 간단하다.

결국 작은 정성으로 더없이 큰 공덕을 이루어 놓으니, 예컨대, 겨우 다섯 치 밖에 안 되는 작은 곱자를 가지고서

천하의 그 넓은 면적을 남김없이 헤어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가 집안에 들어앉아 있으면서도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정을 한눈에 꿰듯 환히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다름 아닌 정성을 지극하게 하는 방법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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