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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와 군자의 처신

by 서피치님 2021.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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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의 최고 실현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정의 자리를 지키는 것

군자는 마음이 관대하여 얼핏 보기에 느린 듯하면서도 일에 게으르지 아니하고, 성품이 워낙 청렴하고

강직하여 모난듯 하면서도 사람을 상하게 하는 일이 없으며, 입으로 곧잘 자리의 옳고 그름을 밝혀 말하면서도

절대로 남과 말다툼하는 일이 없고, 모든 일을 세밀하게 밝혀내면서도 너무 지나치는 일이 없다. 또 군자는,

초연한 듯 홀로 꿋꿋하게 서 있으면서도 남을 이기려 하지 아니하고, 딱딱하고 굳세면서도 난폭하지 아니하며,

성질이 부드럽고 겸손하여 남들과 잘 어울리면서도 그들에게 말려들지를 않으며, 공경하고 언행을 삼가며

조심하면서도 마음은 항상 여유가 있다. 이러한 군자의 모습을 가리켜 문채(곧 예의의 실현) 어린 최고의 덕의

모습이라고 한다. [시경]에도 이런 말이 있다. [너그럽고 온화하며 공경을 다하는 이 사람 모습이야 덕을 쌓는

터전일세]

 

군자는 도의를 중심으로 하여 그때그때에 알맞게 처신한다

군자는 남의 덕을 들어 높이고 남의 아름다운 행실을 들어 찬양하나 그것은 결코 아첨하기 때문이 아니다.

또, 바르게 의론하고 사실 그대로를 똑바로 지적하여 남의 허물을 들어주어내나 그것은 결코 남을 헐뜯어 흠을

내자는 것이 아니다. 또 군자는 스스로의 아름다운 덕을 들어 성왕으로 이름 높은 옛 순임금과 우임금에 견주고,

나아가 천지와 함께 영원한 것이라고 말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조금도 뽐내어 함부로 하는 말이 아니다.

군자는 또 세상 형편을 따라 그때그때에 알맞게 처신하여, 때로는 양순하기가 마치 부들 풀이나 갈대와 같다 해도

그것은 결코 무섭고 겁이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다. 또 때로는 성질이 몹시 굳세고 세차, 한번 마음먹은 일은

기여 뚫어내고야 말지마는 그것은 결코 교만하고 사나워서 그러한 것이 아니다. 군자의 이러한 태도는 오직 도의를

중심으로 그때그때의 경우에 알맞게 처신해나가며, 그의 지혜가 어느 한 가지 사리의 옳고 그름에 들어맞지 않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시경]에도 이런 말이 있다.

[좌로 가야 할 때는 좌로 군자는 잘도 돌아가네. 우로 가야할 때는 우로 군자는 잘도 따라가네]

이 말은 곧, 군자는 만사를 도의를 중심으로 하여 때에 따라 알맞게 행동하여 두루 마땅함을 얻는다는 것을 일러준

말이다.

 

군자는 그가 처한 환경에 상관없이 날마다 진보한다

군자는 소인과는 아주 반대되는 성격을 지닌 사람이다. 군자로서 마음이 큰 사람은 자연 그대로 인도에 합하고, 군자로서

소심한 사람은 혹 도의에 합하지 아니할까 두려워하여 절도를 지키며, 군자로서 지혜가 있는 사람은 만사에 화안히

통달하여 법의 아주 세밀한 부분에 까지도 두루 밝아 막힘이 없고, 군자로서 지혜가 없는 사람의 경우는 정직하고

성실하여 정해진 법을 어김없이 지켜나간다. 또 군자로서 남에게 임용되었을 때는 공경을 다하면서 자기의 분수에

알맞은 자리에 멈추고, 그렇지 아니할 때엔 스스로 반성하며 마음을 바로잡는다. 기쁜 일이 있을 때는 온화한 기운으로

언행을 바로잡고, 근심이 있을 때는 침묵으로 바로잡으며, 만사가 뜻대로 이루어질 때는 예의를 실현하여 밝히고,

역경에 처했을 때는 심신을 가다듬어 세세한 일 까지도 예의를 지켜나간다. 그러나 소인은 그렇지가 못하다.

소인으로서 훅 마음이 큰 사람은 오만이나 떨며 난폭한 짓이나 하고, 소심할 때는 음탕하여 더욱 비뚜로만 나가고,

지혜가 있으면 도적질에나 눈이 떠 갈수록 더하고, 지혜가 없으면 공연히 남을 해치며 난폭한 짓이나 일삼는다.

또, 소인으로서 혹 남에게 임용되었을 때는 시시덕거리며 큰 체 뽐내고, 그렇지 못할 때는 남을 원망하며 험악하기

짝이 없고, 기쁜 일이 있을 때는 너무도 좋아 처신없이 까불며 날뛰고, 근심이었을 때는 풀이 죽은 체 공포에 떨고,

만사가 뜻대로 이루어질 때는 제 잘난 체 뽐내며 치우친 행동이나 하고, 역경에 부닥치면 자포자기에 빠져 되는대로

행동한다. 옛말에 [군자는 어떠한 환경 속에서든 날마다 진보 하나, 소인은 환경이 좋던 나쁘던 날마다 퇴보한다]

라고 하더니 과연 이것을 두고 한 말이다.

 

군자는 예의를 행하는 사람이다

[군자는 바로잡힌 것을 다스리는 사람으로 어지러운 것을 다스리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대체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 말일까? 이에 대답하기를 [예의에 합한 상태를 바로잡힌 것 곧 치라하고, 예의에

합하지 아니한 상태를 어지러운 것 곧 난이라고 한다. 따라서 군자가 된 사람은 예의를 다스리는 사람이요,

예의가 아닌 것을 다스리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한다. 그렇다면 군자는 나라가 어지러워도 다스리지 않고

그대로 버려둘 것인가. 이에 또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나라가 어지러운데 다스리지 않고 버려둘리야 있겠는가?

나라가 어지러워졌을 때 이것을 다스린다고 하는 것은 난, 곧 예의에 합하지 아니한 상태를 그대로 놓고 다스려

간다는 것이 아니고, 난 곧 예의가 아닌 상태를 제거해 버리고서 여기에 치 곧 예의라는 아름다운 옷을 입혀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이 더러워졌을 때 더러운 것을 씻어 깨끗하게 한다는 것은 더러운 그대로를 두고서 깨끗하게

한다는 것이 아니고, 더러운 것을 아주 제거해 버리고서 이것을 깨끗한 것으로 바꾸어 놓는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난을 제거하는 것이지 난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며, 더러움을 제거하는 것이지 더러움을 깨끗이

하는 것은 아니다. 다스린다는 말 뜻을 알기 쉽게 바꾸어 말하면 군자는 치 곧 예의를 행하고 난 곧 예의 아닌

것을 행하지 아니하며, 깨끗한 행위를 하고 더러운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말과 같은 것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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